말과 글, 글과 말

통찰력에 대하여

써니케이 2017. 8. 23. 09:00



통찰력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이나 현상을 통찰하는 능력.”이라고 되어 있다.
이 정의로는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으므로 통찰(洞察)의 뜻을 살펴보니, 일반적으로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으로 풀이하고 있다.

통찰의 이란 한자는 으로 읽을 경우는 고을’, ‘이나 동굴의 뜻이지만, ‘으로 읽으면 꿰뚫다’, ‘밝다는 뜻이다. ‘()’ 살펴보다의 뜻이다.  사물이나 현상의 속으로 깊게 밝히 살펴보다.’가 어휘적 의미이다. 이 말은 insight란 영어 단어를 번역하면서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 쓰이기 시작했는데, 매우 적절한 번역이라고 본다. 통찰력이란 생각의 대상에 몰입하여 깊이 있게 뜯어 볼 수 있는 힘인 것이다. 사물이나 현상의 표피를 뚫고 들어가서 그 골격을 살피고, 더 들어가서 그것의 분자를, 더 나아가서 그것의 원자를, 최종적으로는 DNA까지 분석해 내야 한다.

사실 통찰이라는 말에는 통찰(通察)이라는 어휘도 사용된다. 이 말은 빈도는 높지 않더라도 예전부터 사용해 오던 말이다. 이 말은 통람(通覽)’과 동의어로서 책이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훑어봄.’이란 뜻이다. 네이버 한자 사전에는 온통 밝혀서 살핌. 전체(全體)를 환하게 내다 봄. 통견(洞見).’으로 정의되어 있다. ‘통찰(洞察)’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그러나 두 어휘는 사고의 태도에 차이가 있으니, ‘통찰(洞察)’이 깊이의 태도를 중요하게 본다면, ‘통찰(通察)’은 넓이의 태도를 중시한다. 생각을 시작했으면 결과를 얻을 때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전자라면, 후자는 두루두루 생각의 폭을 넓히고, 생각과 생각의 관계를 따져보는 것이다. 지식과 경험을 참조하여 당면한 사물과 현상을 견주어 살펴보는 것이다. (독일의 심리학자 쾰러가 통찰(通察)을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였을 때 시행착오법(試行錯誤法)에 의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성(知性)의 중요한 작용이라 한 것도 참고할 만함.)

마지막으로 통찰 통찰(痛察)이란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 말은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아픔으로 본다는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아픔은 실패이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아픔은 낙제 또는 불합격이다. 등산하는 사람에게 아픔은 정상 정복을 못 이루는 것이다. 연애하는 사람에게 아픔은 애인에게 차이는 것이다. 부모에게 아픔은 자녀의 아픔이거나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다. 이러한 실패의 경험은, 뼈저린 아픔의 체험은 생각의 태도를 절실하게 만들어 준다. 그것은 바로 눈물 젖은 빵이 되어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그러한 실패와 아픔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을 벌이지 못하는 사람은 기회주의자요, 어리석은 사람이다.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을 해야 한다. 아플 각오, 실패할 각오를 하고 절실하게 사물과 현상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