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언어 폭력과 사회화의 시작
지금도 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약간은 앙칼진…… 1학년 때의 일이었다. 나는 그때 못 들을 소리를 들었다. 그것도 어린 여자 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게다가 아무리 실수라 해도 하늘 같은 선생님에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내 놀이터는 주로 교회였다. 신광교회의 뜰은 세상의 어떤 놀이터보다 훌륭했다. 한때 교회의 정원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으뜸이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친구들도 주로 교회 친구들이었다. 유치원 선생님 아들 성수, 목사님 아들 영경이, 치과집 동석이…… 사실 친구라 하지만 나보다 학년들이 빨랐다. 시장터에서 자라고 생활했음에도 그쪽 친구가 거의 없었다. 그런 말을 들어본 일이 없었고, 할 줄도 몰랐다. H는 앉은 자리에서 몸을 휙 돌리며 “야, 이 ××년아!” 그랬던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H가 수업시간에 뒤에 앉은 친구와 분쟁이 생겼다. 당연히 H는 몸을 돌려 티격태격 말싸움을 했고, 보다 못한 선생님이 H 자리에 찾아가서 H의 묶은 머리를 잡아당겼던 것이다. H는 대단히 신경질이 났을 것이다. 지금 뒤에 앉은 친구와 결판이 안 났는데 또 다시 앞 친구가 건드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이 그랬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H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을 리 만무하다. (H는 우리와 함께 졸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선생님은 무척 당황하셨다. 그 뒤에 어떤 조치를 취하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라는 곳에서 여전히, 상황과 장면은 달랐지만 거친 말들은 가끔씩 튀쳐나왔다. 1학년 교실의 언어 폭력, 그것은 하나의 충격이었고, 그렇게 나의 사회화는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런 어법에 익숙하지 못한 채로 지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