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길 원하는 글들
빈칸에 관한 짧은 생각
써니케이
2006. 5. 3. 16:32
빈 칸은 비어 있는가,
아니면 비어 있음으로 채워져 있는가?
자판을 두드려 목소리를 적으면서
나는 정서법의 충직한 실행자가 된다.
스페이스 바를 한 번 눌러
생기는 아주 작은 공간이
비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지?
비어 있음이 허전한가?
허공은 없다.
비어 있는 항아리도 없다.
네가 감촉할 수 없는
그 무엇이
그걸 채우고 있다.
[2004-11-29 msn 미니홈피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