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2

오토매틱 시계 유감

요즘에 시계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시계가 잘 안 맞는다. 대체로 늦다. 그것도 하루에 3~4분은 더디게 간다. 원래 시계는 제조사에서 조금씩 빠르게 가도록 해 둔다. (시간이 빨리 가서 잘못 되는 일보다는 시간이 늦어서 문제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시계는 정반대다. 모처럼 큰맘 먹고 구입한 소위 오토매틱 시계가 이 모양이다. 차던 시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금장 시계에 좀 질렸던 차에, 좀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하게 보이려는 뜻으로 메탈 밴드의 시계를 올블랙으로 구입했다. 브랜드는 저 유명한 일본의 세이코다. 게다가 전자제품 마니아인 내가 용기를 내서 아날로그 시계를, 그것도 태엽식이 아니라 완전 자동식으로 주문했던 것이다. 옛날 생각만 하고 있던 나에게 배달된 시..

추억 이야기 2009.07.12

아버지의 시계

아버지의 시계는 다른 식구들 시계보다 늘 30분쯤 일찍 가고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주일날 예배시간이 11시라면, 아버지는 10시반 쯤에 교회에 도착해 계신다. 그냥 혼자만 일찍 가시면 좋겠는데, 온 식구들을 채근하신다. "아버지, 여기서 교회까지 10분이면 충분히 가거든요. 10시 40분에 출발해도 10분 전에는 도착할 수 있어요." 이런 항의는 아버지에게 안 통한다. 교회 가다가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다. 하긴 중간에 시위대라도 만나면 통제된 곳을 빙 돌아서 가야 하고, 지진이라도 날 것 같으면 119 구조대의 신세라도 져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버지의 우려와는 달리 내 50 평생에 한번도 그런 일은 없었다. 하여튼 주일날 아침이나, 등교 길에는 언제든 아버지와의 신경전이 펼..

추억 이야기 2007.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