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아름다운가☆

김한희 전도사님의 60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써니케이 2011. 7. 8. 13:29

시인 서정주는 그의 시에서 자신을 키운 것은 팔할이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제 유년기와 사춘기를 돌아보면서 나를 키운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유치원부터 학업을 마칠 때까지 제 삶은 바로 신광교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신광교회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훌륭한 목회자들과의 만남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 시대의 거목이었던 안경운 목사님은 깊이 있는 감동의 말씀을 통해서 저의 신앙과 교회생활이 건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기초를 닦아 주신 분입니다. 대학부 이후에는 이연길 목사님이 기독교적 교양과 넓은 세계로의 비전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김한희 전도사님,

전도사님은 제가 고등학교를 입학하던 해에 바로 제 생일날 신광교회에 부임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막 조직된 고등부 찬양대(임마누엘 성가대)를 지휘하시게 되었습니다. 합창의 ‘ㅎ’자도 모르던 떠꺼머리총각들과 단발머리 처녀들은 우선 새로운 문화적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여자 전도사님이라고는 연만한 허영인 전도사님만 접했던 우리들은, 이제 막 신학교를 졸업한 깜찍한 김한희 전도사님의 등장에 교회에 다녀야 하는 새로운 이유를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고등부 찬양대는 전도사님의 지도에 힘입어 날로 발전하였고, 황등교회 합창경연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전도사님은 드디어 고등부 주일학교에도 영입되어, 성경을 직접 가르치시기도 하였습니다. 그 딱딱하고 어려운 말 투성이인 구약성경이 전도사님의 입을 거치게 되면, 얼마나 생생하고, 흥미롭고 재미있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문학의 길로 가게 되었고, 대학원 진학 후에는 문학 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 문학 연구만도 쉽지는 않았으나 항상 음악을 함께 생각했습니다. 결국 박사학위는 문학과 음악이 결합되어 있는 ‘창가’ 연구로 받았습니다. 지금껏 신앙생활을 하면서 찬양대원의 직분을 죽 이어왔고, 때로는 지휘자로 봉사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고등부 때 김한희 전도사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찬양과 음악에의 관심이 발전된 결과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전에 이연길 목사님으로부터 내러티브 성경 이해의 새로운 길을 소개받았지만, 실제 성경을 내러티브로 만나게 해 주셨던 분은 김한희 전도사님이셨습니다. 그러니까 ?성경도 문학이다?의 출발점에는 전도사님이 함께 계셨던 것입니다.

전도사님은 저를 많이 사랑해 주셨습니다. 고등부 때 가정이 경제적으로 곤궁할 때, 찬양대 악보 프린트를 저에게 맡겨 주셨고, 그것은 당시에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으로 보면 내가 편집과 출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색이 셋째 아들이지만, 제대로 효도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매우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어쨌거나 신광교회 고등부를 통해서, 김한희 전도사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신앙의 길을 걸어가며 한국 교회를 위해서 크게 쓰임 받고 있음에 감사하고, 전도사님께서도 큰 보람을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우리 후손들을 바라보시며 마음에 위로를 받으시고, 아름다운 삶으로 우리에게 희망이 되어 주시기 간절히 빕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두 손 꼭 쥐고~ /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하늬~ 하늬~

이 세상 끝까지(끝까지~) / 달려라 하늬~(하늬~)

 

김한희 전도사님의 60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김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