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장원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맞은편 거울에 한 남자가 보였습니다.
벌써 7년 전에 세상을 떠난
그가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제멋대로 달포를 스멀스멀 자라난
모발을 쳐내니,
50대 후반의 아버지가 보였습니다.
미용사가 올백으로 머리털을 자꾸만
밀어올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부쩍 늘어난 흰머리 탓일까요?
구릿빛 피부색이 닮은 이유일까요?
언제 증산면 용덕리에 살고 있는
형님들을 만나면
내 얼굴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읽어낼까요?
별것도 아닌 일에
눈시울을 적시는
똑 닮은 버릇을 알아볼까요?
아니, 그 형님들은
아버지를 닮았을까요?
나를 만나면, 서로 아버지를 본 듯이
눈물을 찔찔 흘리고 있을까요?
나는 이제 그 미장원에는
가지 않겠습니다.
하릴없이 아버지가 문득 생각히는
그곳에
발걸음을 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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