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훈련원의 훈련과정에서 요구한 선교학 개론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합니다. 그런데 내용이 방대하여 당초에는 모든 내용을 다 읽으려 하였으나, 우선 관심이 있는 몇 부분을 읽고 그 독후감을 작성합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선교학에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를 다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선교의 신학적 기초, 2. 선교의 역사, 3. 선교와 문화, 4. 선교와 실천, 5. 선교와 신학, 6. 선교와 한국교회 및 부록으로 몇 가지 자료를 포함합니다. 각 부는 3개 내지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총 27장에 달합니다. 각 장은 해당 분야의 학식을 갖춘 전문가(교수, 목사)들이 각각 집필하였습니다.
독후감 작성을 위하여 몇몇 장을 읽어보았습니다. 첫 번째 인상은 적어도 신학생 이상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신도가 읽기에 다소 어려웠습니다. 전문적 용어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그러한 용어들은 교회생활이나 교회문화보다는 신학계 또는 학문적 영역에서 사용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선교와 문화」의 제1장인 ‘선교와 문화인류학’ 같은 경우에 문화인류학에 대한 배경이 없이 일반인이 읽기에 어려웠습니다. 기능주의 문화이론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그에 대한 비판은 논리를 좇아가기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7절에 나오는 ‘한국선교사들의 문화적 전제는 무엇인가?’는 다소 흥미롭다고 보았는데, 그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이 표를 만들어서 단지 개조식으로 서구 선교사와의 대비를 나열함으로써, 내용 이해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한국 선교사의 문화적 전제라는 것을 제시할 때, 필자는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해 본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한국 선교사의 문화적 전제는 21세기의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책에서 제시한 것은 전통주의 사회의 문화적 형편이고, 오늘날의 상황은 한국교회라 할지라고 이미 상당 부분 서구화가 진행되거나, 아니면 오히려 서구 문화의 주류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선교는 기본적으로는 타문화권에 대한 선교를 전제로 하므로, 이 책이 타문화의 이해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문화적 시각에서 선교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점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향후 개정이 된다면 그야말로 개론(introduction)으로서 교회 생활을 하고 있는 일반적 평신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서술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인류학적인 설명들을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얘기한다면 좀더 독자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 4부 선교와 실천 중 제5장인 선교와 예배의 경우는 비교적 평이하면서도 ‘선교학’에서 예배를 바라보는 관점을 포괄적으로 잘 서술하였다고 봅니다. 예배가 선교의 원천이면서도 귀결점이 된다는 것, 또는 선교가 예배의 원천이자 귀결이라는 관점을 제시한 것은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선교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이 예배의 장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는 표현은 특히 ‘예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었습니다. 선교가 타문화권의 비신자들을 크리스천으로 개종시키는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은 개념적인 설명 정도라고 한다면, 그러한 비신자들을 예배의 장으로 이끈다고 하는 것은 보다 구체적이면서도, 신학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든가, 그들을 형제애로써 사랑한다든가, 기독교적 문화에 젖어들게 한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최종적 목표는 믿는 자들의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서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되겠지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선 우리의 현재의 예배에 대한 재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현재와 같은 비대면 시대에 온라인 예배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찬양대의 지휘자입니다. 예배 찬양을 선곡할 때 그야말로 예배의 대상인 하나님께 대한 찬양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왔으며, 단지 신앙의 고백이라든지, 믿음에 대한 권유 같은 것은 ‘찬양’의 본질에서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필자는 예배의 평가 기준조차 선교의 목적과 연관되어야 하며, 선교지에서는 현지의 상황에 맞는 예배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부분에도 많은 공감을 하였는데, 열린 마음으로써 현지 선교사들의 상황에 대한 인식과 기독교의 근본적인 목적(예배)과를 지혜롭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선교학과 관련되는 분야를 망라하는 책으로서 이 책은 두고두고 나의 선교활동에 귀한 참고자료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현재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선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차차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계 선교의 역사나 한국의 선교 역사도 매우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부록의 자료들도 매우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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