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스핑크스는 물었다. 아침에는 넷이고, 낮에는 둘이며, 저녁에는 셋인 것이 무엇인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자는 무식한 자로서가 아니라 인생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죄로 목이 잘렸다. 나는 묻는다. 아침에는 셋이고, 낮에는 넷이며, 저녁에는 둘인 것이 무엇인가? 옳게 답하지 않는다면 그와 더 이상 상관하지 않겠다. 죄목은 없지만……. 세발자전거와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떼고 나면 이제 두발자전거를 배운다. 처음에는 자전거에 오르기도 힘들지만 차츰 적응해 나가면 그 속도감에 흥분하기 마련이다. 일정한 속도에 오르면 뒤에서 균형을 잡아 주던 아빠는 슬며시 손을 놓아 버린다. 페달을 번갈아 밟으면 뒤뚱뒤뚱 위태롭기 짝이 없지만 앞길을 똑바로 바라본다면 속도의 관성이 높은 무게 중심과 중력의 작용을 이겨낸다. 한번 달린다고 달리게 되었다고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반드시 넘어지는 날이 있다. 그렇다고 네발로 세발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발목과 무릎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넘어지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일어나서 또 달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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