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 뿐인 시집을
샀습니다.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얻은 작은 책입니다.
온전히 한 사람만을 위해 바쳐진
시집입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시어들은 온통 그 사람만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시집은 그 사람으로 인하여
탄생한 것 같습니다.
구절과 구절에,
행과 행 사이에,
시인의 온갖 감정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때로는 환희에,
자신의 변화에 대한 스스로의 감격에,
이룰 수 없는 안타까움과
기다림의 초조함이
이리저리 엉켜 있습니다.
좌절과 회한의 처절함도
어쩌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감정의 굴곡에도
시인은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시를 선물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슬픔의,
환희와 절망의,
그 진폭이 큰 만큼
그의 시도,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만큼 넓어졌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그 시집은 그렇게 탄생한 것입니다.
그 시인이 누구인지,
알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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