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길 원하는 글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시집

써니케이 2007. 5. 18. 07:18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시집을

샀습니다.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얻은 작은 책입니다.

 

온전히 한 사람만을 위해 바쳐진

시집입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시어들은 온통 그 사람만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시집은 그 사람으로 인하여

탄생한 것 같습니다.

구절과 구절에,

행과 행 사이에,

시인의 온갖 감정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때로는 환희에,

자신의 변화에 대한 스스로의 감격에,

이룰 수 없는 안타까움과

기다림의 초조함이

이리저리 엉켜 있습니다.

좌절과 회한의 처절함도

어쩌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감정의 굴곡에도

시인은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시를 선물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슬픔의,

환희와 절망의,

그 진폭이 큰 만큼

그의 시도,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만큼 넓어졌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그 시집은 그렇게 탄생한 것입니다.

그 시인이 누구인지,

알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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