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가치 있고 좋은 일인가, 혹은 그렇지 않은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흔히 의식주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있지요.
예를 들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미국식 연봉을 받고,
영국식 저택에서 살며,
일본 여자를 아내로 맞아,
프랑스식 요리를 먹은 사람이랍니다.
반대로 제일 불행한 사람은
북한의 월급을 받아,
일본의 셋방에서 살며,
한국 남편을 두고,
영국식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제 설교 시간에 들은 조크입니다.
그러고 보니, 영국에서 먹던 음식이 생각 났습니다.
파운드가 워낙 강세이다 보니 우선 비싸기가 짝이 없었다는 생각이 컸지만,
그것보다도 정말 영국식 식사가 무엇이었던가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냥 흔히 대표적인 영국의 음식은 바로 Fish & Chips라고 합니다.
저도 한 차례 먹어보았습니다.
대구라는 생선의 살코기(fillet)에 밀가루 옷을 입혀서
기름에 튀긴 것이 바로 Fish에 해당하고,
Chips는 감자 튀김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Fish는 우리가 흔히 먹는 생선가스나 다름이 없고,
Chips는 햄버거 가게의 감자 튀김과 유사합니다.
이 음식을 윈저궁이 있는 마을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식당의 점심 메뉴로 골랐는데,
거기에 녹두 비슷한 콩을 삶고 갈아서 소스처럼 내놓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영국생활 경험이 풍부한 동행자가 Fish & Chips 치고는 고급이라고
평을 할 정도였습니다.
맛은?
한 마디로 그저 그랬습니다.
우리는 생선 요리가 싱거우면 맛이 없지요.
그게 그랬습니다.
영국에 가서 알게 된 일인데,
호텔 아침 식사에 잉글리시 브렉퍼스트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콘티넨탈과 아메리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영국식 조반이 있었습니다.
내가 묵었던 두 군데 호텔에서 바로 이 영국식 조반을 주었습니다.
한 군데는 부페식이었고, 다른 한 군데는 서빙을 해 주었습니다.
내용물은 간단히 표현하면 아메리칸에서 야채가 빠진 것이라고 하면 될 듯싶습니다.
토스트, 햄, 소시지, 계란 프라이에 버섯과 감자와 구운 토마토가 나옵니다.
거기에 시리얼, 오렌지 주스, 티나 커피 등도 제공됩니다.
아메리칸 조식은 아침부터 과식하게 만드는 것이고,
콘티넨탈은 그냥 때우는 식이라면
영국식은 그런대로 적당히 괜찮았습니다.
한때는 해가 지는 곳이 없다던 영국,
아직도 문화적으로 금융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영국입니다만,
그런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음식이 그렇게 소박한 것은 뜻밖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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