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어서
멀리 가까이가
조절되지 않았다.
돋보기 신세를 진다.
쉰 언저리에
혈관의 압력이
조절되지 않았다.
아침마다 알약 두 개를 먹는다.
평생 먹는단다.
예순이 되면
당분 조절도 힘들 것이다.
아버지가 그랬었다.
인스턴트 커피에
감칠맛이 없는 감미료를
넣어야 할 게다.
일흔 무렵에
모든 호르몬 생성 장치가
일부 파업을 할 것이라
예고되어 있다.
피를 돌게 하는 펌프도
힘이 약해지리라.
그러다가,
그러다가
다소 늦게
혹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어느 순간에
체온도 조절되지 않으리라.
그러면
나는
한 마리 변온동물로 변신하여
오고오는 계절과 상관 없이
깊은 동면에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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