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길 원하는 글들

날씨 탓 하는 사람들아

써니케이 2007. 9. 9. 18:25

날씨 탓 하는 사람들아,

내 말 좀 들으라.

그대들은 뭔가 조금만 불편하면

날씨가 좋다, 나쁘다, 이렇다 저렇다,

불평이 많구나.

대체 그대들이 뭔데,

날씨를 가리켜 그 가치를 따지느냐.

날씨가 그리도 만만하더냐?

 

좋은 건 뭐고, 나쁜 건 뭐냐?

날씨 값을 따지는거냐?

날씨가 도둑놈이냐, 공산당이냐?

그냥 그대의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가지고,

날씨에다 이유를 대는 것 아니냐?

 

비가 많이 오면, 그것도 나쁘다.

바람이 거칠게 불면, 그것도 싫다.

시베리아 차가운 바람이 피부를 괴롭히면

빨리 봄이 와야 한다고 부득불 우기는

그대는 제발 진정하기 바란다.

 

저 바람이 저리도 세차게 불지 않는다면,

이 하늘의 숨막히는 스모그는

누가 몰아낸단 말인가?

이 비가 이처럼 모질게 퍼붓지 않는다면,

이 공기 중의 먼지는 누가 털어줄 것이며,

저 산중의 수목들에겐 누가 그리 흠뻑 습기를 적셔줄 것인가?

흰눈이 소복히 내려 온 세상을 휘덮지 않는다면,

세상이 이리도 밝아질 수 있음을

그걸 기대함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님을

어떻게 알게 될 것인가?

 

부디, 자연의 그 거룩하고 위대함에

겸손하기 바란다.

오늘 덥다가, 내일 차가워지는 것이

자연의 변덕이란 말인가?

자연은 그대가 태어나기

수억년 전부터 존재했고,

그대가 숨을 거둔 후에도

얼마나 오랜 세월을 끄떡 없이 건재할 것이다.

하찮은 인간이여,

감히 자연을 거론하지 말지어다.

 

그냥 그냥

받아들일지어다.

비가 싫으면 저 사막으로 이사하라.

사태가 우려되거든 반석 위로 집을 옮겨라.

겨울 나기가 두렵거든

저 남방의 훈훈한 기운에 몸을 맡기라.

그게 어렵거든

그냥 마음을 다잡고,

그 자연을 기뻐하라.

축복으로 받아들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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