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이 땅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구름의 커튼을 활짝 열어젖히고
유감없이
따가운 언어를
퍼붓고 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끄러워
눈을 반쯤 감고는
그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그늘에서 그늘로
피하고 있다.
하루종일 말하기에 피곤하여
늦은 시간에
목이 깊게 잠긴
서쪽 하늘이
붉게 젖어서
하직 인사를 한다.
그의 말소리는
어둑한 밤에 밀려
진동을 그친다.
(20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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