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길 원하는 글들

하늘의 말

써니케이 2013. 9. 10. 10:03

오늘은

하늘이 땅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구름의 커튼을 활짝 열어젖히고

유감없이

따가운 언어를

퍼붓고 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끄러워

눈을 반쯤 감고는

그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그늘에서 그늘로

피하고 있다.


하루종일 말하기에 피곤하여

늦은 시간에

목이 깊게 잠긴

서쪽 하늘이

붉게 젖어서

하직 인사를 한다.


그의 말소리는

어둑한 밤에 밀려

진동을 그친다.


(2007.9)